하이유에스코리아뉴스
주애리씨의 사건과 평결 내용을 상세히 기록한 미 연방법무부 공보.
뉴욕뉴스

<프리미어 스토리> “죄라면 밤낮 없이 일한 죄밖에 없는데…”

지난 3월  유죄 평결 받은 뉴저지 한인 유명 의사 애리씨의 억울한 사연

LA에서 발행되는 주간지 선데이 저널은 3월 17일자에서 주애리 닥터의 평결 소식을 전하면서 유난히 임창열씨 처제라는 사실을 부각시켰다.

화불단행(禍不單行) 이란 말이 있다. 불행은 혼자 다니지 않는다는 말이다. 업친데 덥친다고 우리네 인생사에서 불행이 겹치듯 계속 되는 그런 순간이 있다. 

 뉴욕 뉴저지 일원 한인 동포사회 뿐만아니라 미 주류사회에도 널리 알려진 류마티스 전문의 앨리스 주, 한국 이름 주 애리씨의 경우가 바로 이에 해당한다. 

 지난 3월 8일  뉴왁의 연방법원 뉴저지 지원의 배심원들은 의사 주애리씨에 대해 메디케어 및 건강보험 비용 허위청구로 부당이득을 취했다는 혐의로  유죄 평결을 내렸다. 의료사기 공모 혐의 1건, 의료사기 5건에 대한 유죄 평결이었다.  당초 8 건의 개별 건에 대한 기소가 있었는데 제약회사의 뇌물 수수, 킥백  2건에 대해서는 무죄가 평결됐다.   2019년 9월 기소가 이루어져 2년 여를 끌어온 재판이었다. 

이날 평결은 주애리씨에게 도저히 이해 할 수 없는 충격이었다.  자신의 무고함을 확고하게 믿고 있었기에 진실은 밝혀지고 정의는 승리한다는 미국 사회의 건강성과 사법제도를  믿었는데 너무도 이해 할 수 없는 결과 였기 때문이다. 

 주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오는 7월 14일로 예정돼 있는데  법무부는 주씨의 각 혐의에 대해 최대 10년의 징역형, 합쳐서 60년 형이 내려질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연방수사국(FBI), 연방 법무부 형사국의 조사 발표와 연방 검찰의 기소장에  따르면  주씨는 2010년부터 2019년까지 클리프턴 소재 ‘뉴라이프 류마톨로지센터’에서  메디케어 등 건강보험 프로그램에 허위 치료비를 청구해오다 적발됐는데 검찰은 기소장에서 9년 동안 최소 880만 달러 이상의 의료비를 연방정부 및 민영 보험회사에 부당 청구했던 정황을 적발 했다고 적고 있다. 

 과연 사건의 내막은 어떤 것 일까. 닥터 주는 그 큰 액수를 과연 횡령 착복 했는가. 그럼에도 그는 지금 저토록 경제적 고난에 시달리고 있을까. 아직은 몇몇 소수이지만 그녀와 함께 일했던 전직 간호사며 그녀 에게 치료받은 환자 등 지인들이 그녀를 돕겠다고 적극 나선 상황이다. 그 지인들 역시 그녀에게 속고있는 바보들 인가.  

LA주간지 선데이 저널의 대대적 보도   

 주씨에 대한 유죄 평결이 내려진 뒤 LA에서 발행되는 미주 한인사회의 대표적 폭로 저널리즘 주간지 ‘선데이 저널'(발행인 연훈)은 3월 22일자로 시크릿 코리아 안모 발행인 명의의 장문의 기사를 게재했다. 

 기사는 연방법원 배심원단이 뉴저지 주 류머티스전문 한인 여의사에게 의료보험사기 유죄평결을 내렸으며, 이 여의사는 임창열 전 경제부총리의 처제로 확인됐다는, 한인 동포들로서는 일단 흥미를 끄는 사실을 제목으로 하고 있다. 기사는  주씨가 최대 60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하면서  유죄평결 뒤 GPS추적장치 장착을 조건으로 판결 때까지 석방명령이 내려졌으나, 주씨가 GPS장착을 거부, 연방검찰이 구치소 수감을 요청하는 마찰과 소동을 빚기도 했다는 구체적 현장 모습을 적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거액의 추징금 부과가 예상되는 주 씨가 지난 2019년 9월 적발 된 이후 병원 건물 2채 등 부동산 4건을 매도해 6백만 달러 이상을 현금화 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기사의 개요를 적었다. 

 그러면서 전 경제부총리와 경기도지사를 지냈던 임창열 씨 여의사 처제의 황당한 메디케어를 이용한 의료보험사기 실체를 집중 취재했다며 장문의 기사를 시작하고 있다. 

  이 기사에 따르면 주씨는 동포사회와 한인 의료계를 온통 검게 먹칠한 파렴치한이자 악녀일 수 밖에 없다.  

과연 그럴까?  

주씨의 증언을 토대로 사건의 내막을 다시 따라가 본다. 기자는 지난 열흘 간 일주일 이상을 거의 매일 주씨와 하루 종일 함께 있다시피 하면서 그의 이야기를 듣고 또 들었다. 

 기자가 만난 주애리씨는 세상 물정 모르는 개구장이 소녀와 같은 심성을 지닌 일벌레 였다. 그의 아들들 조차 “엄마는 99퍼센트 닥터였고 1퍼센트만 엄마 였다”고 말할 정도다.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있다 하듯이 의사로서의 우리 엄마는 절대로 그런 불법을 저지를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에 이 결과에 대해 큰 충격을 받고 화가 나있다. 

 그녀는 지금 큰 아들 명의로 돼 있는 포트리의 작은  콘도 아파트에 살고 있다. 남편과 이혼 하면서 다 뺐기지 않기 위해 그나마 지킨 부동산 이었다. 그랬는데 유죄 평결이후 이제서야 실력있는 변호사를 선임하려 했는데 수임료가 문제였다.  한마디로 체포 당시의 그녀의 경제 상태는 빛좋은 개살구 였고 속빈 강정이었는데 체포 이후에 그야말로 폭삭 내려 앉아 무일푼이다. 검거 당시 보석판사도 그녀의 이런 사정을 확인한 뒤 보석금도 일종의 후불제인 추후공탁본드 ‘(언시큐어드 어피어런스 본드)로 책정한 뒤 풀어 줬고 지금까지의 변호사도 국선인 퍼블릭 디펜던트였다. 

 이제부터 사건을 맡을 변호사 선임을 위해 지금의 그 콘도를 팔자고 했지만 명의자인 미국 출생 30대의 아들은 반대였다. 한번 내려진 평결이 바뀔 공산은 1퍼센트도 안되는데 왜 쥬이시 변호사의 큰소리만 믿고 쓸데없이 돈을 쓰냐며 그간의 엄마 업보 라며 차라리 감옥을 가라고도 했다지만 너무도 화가 나서 지르는 어깃장이다.  그런데 어찌보면 합리적 판단일 수도 있다.  하지만 평생 엄마 노릇 못했다는 그녀에게 큰 아들은 며칠 전 그동안 땀 흘려 모은 수만 달러를 엄마 계좌로 입금했다. 말로는 화를 내며 엄마의 업보라고 했지만 모정과 천륜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인물이 훤출한 큰 아들은 포트리에 최근 킥복싱 피트니스 체육관을 오픈했다. 마침 그날 기자가 닥터 주 옆에 있었는데 아들의 평생에 걸친 불만과 한 맺힘이 그대로 전해지는 듯 했다.

 실제 그녀는 그간 자신의 삶을 반추하면서 그것이 하느님의 뜻이라면 감옥갈 각오도 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그녀는 낙천적이고 의연하다. 기자와의 대화 시간에는 웃는 순간이 더 많았다. 독자들은 얘기 들어주고  위로 해주려 만났는데 오히려 위로를 받았던 기자의 심정을 알런지 모르겠다.   

늘 열려있는 현관문으로 새벽에 들이닥친 FBI 수사관들 

화불단행, 고난의 결정적인 피날레, 어찌보면 실제적 시작이자 끝은 사법당국에 의한 체포 였다.     

2019년 9월 17일 주애리씨는 새벽 같이 포트리 아파트로  들이닥친 FBI 요원들에 의해 체포된다. 그무렵 그녀는 이혼, 그리고 20년간 친형제 처럼 지냈던 병원 사무장의 해고 이후 폭풍처럼 밀려온  경제적 고난과 헝클어진 병원 업무의 난맥상에 시달려 정신적 육체적으로 몹씨 피폐해 있던 때였다. 더욱이 그 무렵 유난히 학구열이 높았던 그녀는 세 번째 보드인 대체의학 전문의 과정을 공부하느라 더 지쳐있던 시기이기도 했다.

뒷 수갑이 채워 진채 뉴왁 소재 분실로 끌려 가면서도 주씨는 영문을 몰라야 했다. 요원들은 주씨의 아파트 문이 열려져 있었던 점을 신경쓰면서 자신들이 들이닥칠 줄 알았냐고 물어왔다. 환자가 많기로 소문난 주씨는 단독 주택에 살때부터 집의 문을 열어 놓는 습관이 있었다.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환자와 교인들을 위한 배려였다.  실제 그의 전 남편 이 모씨는 안수받은 목사이기도 했기에 그의 집은 가정교회의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혼한 남편에 대한 위자료를 제대로 지불하지 않아 잡아가는 겁니까?”

 “아니면 불루크로스 보험회사에서 뭐라고 모함을 했나요?” 

 이렇게 물을 정도로 메디케어 부당청구 사기 사건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요원들은 당신이 말하지 않으면 우리도 말해 줄 수 없다며 잡아가는 이유를 말해 주지 않았다. 취조실에 들어가서야 메디케어와 연관된 부당청구 사기사건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주씨는 전혀 생각도 못한 일이었다.

FBI요원들이 주씨와 공모했던 병원의 제네럴 메니저 사무장의 세세한 자백이 있었다면서 로사 칼바니코 이름을 거명했을때 사건의 윤곽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사건의 시작과 끝에 로사 칼바니코가 있었던 것이다. 로사는 주씨가 한때 가장 신임했고 병원 운영의 전권을 일임했던 사무장 제네럴 메니저였다.  그녀는 1995년, 주씨 가정의 파출 가정부겸 아이들의 등하교를 돕는 보모로 취업하면서 주씨와 관계를 맺은 오랜 사이였다. 주씨는 그녀를 친동생 처럼 아끼면서 커뮤니티 컬리지에도 등록시켜 공부도 하게 했고 몇년 뒤 부터 병원 일을 하게 하면서 처음 부터 사무장을 맡겼다.  

주씨의 열정과 실력이 소문나면서 병원은 날로 커졌고 병원 사무장 칼바니코의  일도 많아졌다. 메디케어며 보험회사들에 대한 환자 치료비 청구며 직원들의 급료 지급 제반 경비의 지출, 두개로 늘어난 병원 건물의 모기지 납부 까지 모든 것이 로사의 일이었다.  

 로사 칼바니코는 병원 사무장 이상이었다. 당시로서는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던 극심한 가정불화 폭력이 발생할 때마다 주씨는 로사의 집을 찾았다. 그럴때 혼자 살던 로사는 그녀를 안아 줬고 자신의 집에는 권총이 있다면서  “닥터 주는 내가 지켜 줄테니 걱정말고 푹쉬라”며 자신의 침대를 내어주곤 했단다. 

  닥터 주는 일벌레였다. 로사에 의해 한 시간에 열명 이상에 이르는 환자가 예약돼 있었고 그녀는 이들 환자들을 보느라 눈코 뜰 새 없었다. 각종 지출 수표에 대한 서명도 로사가 진료와 진료 사이의 바쁜 틈새에 가져오면 살필 겨를도 없이 무조건 서명 하곤 했다. 한때 30여명에 까지 이른 직원들 중 한마디로 말해 돈을 벌어들이는 사람은 닥터 주 한 사람 뿐이었다. 그들은 달리는 닥터 주라는 말에 연신 채찍을 날리면서  자신들의 주급 챙기기에 바빴던 듯 싶다.  그녀의 등록 환자 파일수는 2만이 넘는 다고 한다.

  “매일 같이 직원들이 다 퇴근한 이후 저녁 9시, 10시 까지 남아 환자들을 보아야 했습니다. 페이 닥터를 몇번 고용 하기도 했지만 마음에 차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환자들은 나, 닥터 주만을 보기 원했습니다.

엄습하는 파경의 먹구름과 로사 칼바니카

외견상 병원은 번창했고 직원은 계속 늘었고 주씨는 높아지는 렌트 비용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주변의 권유에 따라 병원 건물 등 부동산을 매입했다. 하지만 병원 건물 두채, 이혼 전에 살았던 단독 주택, 포트리의 아파트 모두 90퍼센트 이상의 모기지 대출로 구입한 것들이었다.  회계를 맡고 있는 로사는 계속 지출이 너무 많다며 닥터 주에게 더 많은 환자를 봐야 한다고 종용했다. 

그녀는 환자들에 치여 살아야 했다. 저녁에도 집에서 환자들을 봐야 했고 주말에도 가정교회를 통해 환자를 봐야 했다.  그러면서 가정불화, 폭력의 악순환은 계속 됐고 그럴수록 병원일과 한편 의학공부에 더욱 몰두했다. 그녀는 ‘보드’라 불리우는 전문의 자격증도 세 개나 가지고 있고 지금 이 와중에도 네 개째에 도전하고 있는 열성학구파 의사다.  외견상으로는 나름 신나듯 힘을 내곤 했다. 끊임 없이 공부하고 환자를 긍휼이 여기는 것이야 말로 하늘이 내린 자신의 소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세상일은 수신제가 이후 라고 했는데 본격적 불행은 가정문제에서 출발 했다. 계속된 폭행과 불화 끝의 남편과의 이혼이 그것이다. 이혼을 결심했을 때 남편 측 변호사는 재산의 절반 분할을 요구해 왔다. 액면가로 그녀의 재산은 매우 컸다.  모기지 부분을 계산 했음에도 그랬다.  조정을 거쳤지만 외견상 큰 액수가 남았고 그녀는 매월 분납하기로 했고 그 모든 부담들은  병원 수입을 훨씬 웃 돌았다. 

 거기에 더 심각한 문제는 로사 칼바니코와의 관계였다. 로사는 주씨의 전폭적 신임을 바탕으로 직원들에 대한 횡포를 일삼았고 수입과 지출 회계에서 전횡을 저질렀다. 그렇게 열심히 환자를 보는데도 로사는 매일 같이 돈이 모자란다며 울상이었고 보험회사에서 치료비 지급을 않는다고 매일 같이 짜증이었다. 닥터 주가 정색을 하며 따져 물으면 모든게 잘 돌아가고 있으니 닥터 주는 환자만 열심히 보라고 말하곤 했다.

독신이었던 로사는 파키스탄 출신  남편을 만나면서 부터 더 나쁘게 변하기 시작했다. 거기에 로사의 남편 핫산은 질이 나쁜 사람이었다. 이 인간은 예쁜 직원만 보면 성희롱적인 행동을 하는 나쁜 습관이 있었다. 심지어는 닥터 주를 만났을 때도 허그를 하면서 그녀를 불쾌하게 만들곤 했다는 것이다. 몇 번 화를 내고 주의를 줬지만 고쳐지지 않았다. 급기야 어느 간호사의 경우에는 일이 커져도 몹씨 커져 경찰 고발에 이르게 됐다. 그때 변호사는 로사를 해고 하지 않으면 엄청난 화가 닥터 주에게 미친다고 해서  급기야 그녀를 해고 해야 했던 것이다. 체포가 이루어졌던 2019년 초 1월의 일이었다. 

 주씨가 체포 되던 당일 2019년 9월 25일, 취조실에서 주씨는 기소된 내용, 메디케어 사기와 관련돼 아는 바가 전혀 없다고 계속 대답하자 FBI와 연방검찰은 별다른 추가 취조 없이 하루 종일 유치장에 가둬 두다가 오후 5시 쯤에 집으로 돌아가라고 했다. 

 그때 남편 과의 이혼소송을 도와주던 변호사 알버트 버츄웨어 씨가 달려와 줬던것이 너무도 큰 도움이 됐다.   그 변호사가 보석 판사 앞에서도 닥터 주는 정말 돈이 없다고 말해줬고 그 무렵 수사관들이 벌써 주씨의 계좌를 조사했고 병원에도 들이 닥쳐 컴퓨터며 제반 서류를 압수해 간 이후 였기에 수사관들과  검찰, 그리고 판사도 그녀의 사정을 알았던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하기는 저들 수사관들이 취조 처음부터 크게 신경 쓴 것은 그녀의 재산 상황, 재정 상태였는데 체킹어카운트에 얼마가 있냐고 해서 5백 달러 남짓 있다고 하자  “50만 달러?” 하고 되물어 왔던것이 기억 난단다. 세이빙스 어카운트에 얼마 있냐고 해서 세이빙스는 가져본적이 없다고 말했고 비즈니스 어카운트에는 얼마가 있냐는 질문에는 사무장이 알고 있다고 대답했었다. 그리고 차에 대해서도 물어왔는데 한달 리스로 4백달러 미만이라고 대답했다.

 그날 저녁 뉴왁 연방 검찰청 분실의 문을 나서는 그녀의 손에는 심문 날이나 공판일에 출두 하지 않으면 25만 달러의 공탁금을 내야 한다는 후불 공탁금에 대한 설명과 그날 이후로는 그녀의 병원에서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에는 청구서를 보내지 못한다는 내용,  해외여행을 하지 말것 등이 적혀 있는 종이가 들려져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여권은 아침에 들이닥친 수사관들이 챙긴 뒤였다. 그녀는 후불 공탁제가 무엇인지 지금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그녀가 체포되면서 그녀의 병원은 그대로 문을 닫아야 했다. 앞서 말한대로 주애리라는 한 마리의 힘센 말이 혼자 끌었던 무거운 마차는 말이 쓰러지자 그대로 올 스톱이었다.

“하루 벌어 하루 메꾸는 그런 상황에서 직원들 주급을 줄 돈이 없었습니다. 수입의 대부분이 메디케어며 보험회사의 리인버싱 이었는데 그것이 올 스톱 되니 그럴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큰 병원의 몰락 치고는 너무도 어이가 없다. 그렇지 않아도 모기지에 대한 압박이 심했는데 모기지 납입이 이루어지지 않자 은행들은 병원 건물이며 그녀의 부동산에 대한 숏세일, 혹은 압류 절차에 즉각 돌입했단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 모든일을 도 맡아 했던 로사 칼바니카는 언제 부터인지 모든 모기지를 이자만 납부하고 있었다. 

하지만 부동산 재산이야 둘째였다. 발등에 떨어진 재판 문제에 먼저 매달려야 했다. 

 체포당일 도움을 줬던 이혼 변호사 알버트 씨의 도움에 따라 형사법 전문 변호사를 선임하려 했는데 하나같이 엄청난 선불 수임료를 요구 했다. 그녀의 상황으로는 엄두도 내지 못할 액수들 이었다. 

 이 지점에서 그녀는 너무도 안이했다.  그녀는 자신이 하루만에 보석금도 책정 되지 않고 풀려 났다는 점에 너무 자신을 가졌던 모양이다.  또 의사 면허를 정지 시키지  않았던 점도 그랬다. 자신이 잘못했다는, 범법을 했다는 증거가 하나도 없었기에 그녀는 재판에서 자신의 무죄가 밝혀질 것을 확신했다. 

 그 사이 모든 그녀의 재산에 대한 은행과 얽히고 섥힌 각종 문제가 연달아 터져 나왔고  그녀는 재판부에 도저히 사설 변호사를 선임할 여력이 안된다고 알렸고 재판부는 국선 변호인 퍼블릭 디펜던트를 선임해 줬다.

코비드 19 펜데믹이야 말로 그녀에게는 또 하나의 진흙탕 수렁이었다. 아다시피 2020년 연초부터 몰아 닥친 코비드 사태는 그녀의 재판을 마냥 늘어지게 했고, 긴장감을 떨어지게 했다.  성의가 없던 퍼블릭 디펜던트는 그녀의 서류를 꼼꼼히 챙겨볼 생각도 없이 검찰측의 증거가 하나도 성립 안된다며 걱정 말라고만 했단다. 

 의사도 아니고 범법자도 아닌 그런 세월이 견딜 수 없었기에  그 사이 2021년에 재판을 빨리 진행 시켜 달라는 청원을 여러 차례 했지만 재판부는 아직은 펜데믹 중이고 검찰이 시간을 달란다는 이유로 계속 기각을 했다. 그 사이 검찰은 없던 증거도 만들어 내고 닥터 주를 범법자로 만들기 위해 온갖 수단을 강구했다.

오히려 전의를 불태우게 한 6건의 유죄평결

 세월은 흘렀고 이윽고 2022년 2월 28일 재판이 시작됐다. 부지하세월로 기다리게 하더니 한번 열리자 일사천리로 진행이 됐다. 첫 공판 당일 벼락치기로 배심원단이 꾸려 졌고 그 후 몇 번의 증인 심문이 있었다. 하지만 피고측 변호인은  증인을 단 한명도 채택 하지 않았고  어어 하는 사이 재판은 검찰의 의도대로 풀려 갔다.  특정 인구가 많은 지역으로 알려진 뉴왁 일원서 차출된 배심원들은 잘 나가는 아시안 여의사가 나랏 돈을 교묘하고 치사한 방법으로 떼먹었다고, 사무장이 하는 일을 지휘자인 원장이 몰랐을 수 있냐는 검사측의 주장에 번쩍 번쩍 손을 들어 줬던 것이다.

“의료사기 공모 혐의 1건 유죄, 의료사기 5건 유죄”

3월8일 화요일 오전 평결 재판정에서 배심원의 평결이 재판장에 의해 낭독 되는 순간 오히려 어이가 없었다. 그래서 웃음 밖에 나오지 않았다. 재판장이 그만 웃으라고 말할 정도였단다. 

 검찰은 즉각 구속을 요구 했지만 재판장은 GPS 발찌를 차고 귀가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녀는 “죄를 짓지도 않은 사람이 이런 모욕을 당하느니 차라리 감옥에 가는게 낫겠다”고 담담히 말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발찌를 차야했다. 발찌가 채워지는 순간  그녀는 늘 가슴에 새기고 있는  부친 주인호 박사의 말씀이 떠올랐다. 

“앨리스야,  환자들이야말로 너에게 지혜와 용기를 주는 스승들이란다. 의사는 환자들로 부터 꾸준히 배운다는 생각을 멈춰서는 안된단다. 그리고 의사는 부자가 되겠다는 생각을 가져서는 안된다. 의사는 끊임없이 배우고 공부하는 학생이란다.”

일단은 스승이이자 동반자인 환자들 곁으로 돌아가 자신의 결백을 증명해야겠다는 각오가 들었기 때문이다.    <계속>

닥터 주애리씨의 친구들. 그녀의 사정을 잘 아는 닥터 주와 함께 일했던 전직 간호사며 원무담당자 그리고 그의 환자 등 지인들이 적극 그녀를 돕겠다며 나섰다. 이들은 앞으로 재심을 위해 필요한 변호사비 마련을 위해 모금 운동에 나서기로 했다.

뉴욕 안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