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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7일 팰팍시장 예비선거에 출마하는 민주당 현 시의원 '종 폴김'.
뉴욕뉴스

“정치는 ‘봉사’라고 정의하고 싶습니다.”

팰리세이즈팍 시장 민주당 예비선거 후보 ‘종 폴김’  인터뷰

한마디로 폴김은 잘 만든 리조또 같은 사람이다. 그냥 찬밥에 크림소스와 해물을 넣고 비빈다고 리조또가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해본 사람들은 잘 안다. 그런데 폴 김 의원의 경우, 이곳 펠팍 타운의 경우, 리조또가 이탈리안 음식이라는 것도 우연치 않다. 재선 시의원인 그는 지금 펠팍 타운의 가장 뜨거운 이슈 메이커의 한 사람이다. 그는 오는 6월 7일 실시되는 펠팍 시장 민주당 경선에서 현직 크리스 정 시장과 자웅을 겨루고 있다.

기존 이탈리안 유력자들의 영향력이 아직 크게 남아있는 지역 민주당 위원회는 일찌감치 그를 지지한다고 공표 했다. 그러자 발끈한 크리스 정 시장은 이탈리안 민주당 토호들의 부정 부패(?)를 발본 색원 하겠다고 나섰다. 양측은 동포 언론 광고를 통해 자신들 입장을 홍보하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종’ 폴 김 후보를 27일 오후 타운내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한국인 임을 부각하기 위해 이번 선거전 부터 한국이름 종한의 ‘종’자를 강조하고 있다.
연일 가가호호를 방문하며 열띤 선거 운동을 벌이는 영향인지 그전 보다 살도 빠지고 얼굴도 햇빛에 그을러 있었다.
그에게 쏠리는 의문은 과연 그가 펠팍 타운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기존 이탈리아계 민주당 토호(?) 들의 영향력에서 얼마나 벗어 날 수 있을 것이며 그간의 문제점들을 얼만큼 해결 할 수 있는지에 집약되고 있는 것이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사실이다. 일부 유권자들은 그간의 행태로 보아 결코 벗어날 수 없다고 얘기하며 일부는 그를 통해서만이 점진적이며 합리적인 변화와 개혁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어머니의 영향으로 몸에 밴 봉사활동, 정치 입문의 계기

“지난 3년반 동안 우리 펠팍 타운은 행정의 수반인 시장은 없는 것과 마찬가지 였습니다. 리더쉽은 실종돼 있었고 시의회는 분열돼 있었습니다. 시장은 기득권 세력의 꼭두각시였습니다.”
자신이 왜 시장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첫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주민들의 세금은 오남용 됐고 타운 학군은 카운티 최하위권으로 전락해있습니다. 주민들, 유권자들은 제대로된 정치인을 원하고 있습니다. 기득권 세력의 눈치를 보지않고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시장을 원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그의 한국 말 솜씨는 기자가 보기에도 일취월장 하고 있었다.
그는 전형적인 바이링구얼 1.5세다.
1974년생인 그는 서울에서 태어나  어렸을 때 부터 미국 영주권을 취득하고 있었던 엄마의 교육열에 일찌감치 서울 외국인학교에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영어를 익혔고 중학교 때 본격 이민을 와서 테너플라이 고등학교를 거쳐 NYU에서 생명공학을 전공했다. 학부 졸업 이후에는 CJ 바이오 아메리카에서 비즈니스 개발 매니져로 근무했다.
그가 정치에 입문하게 된 동기는 몸소 겪어야 했던 차별이며 문화 차이에 대한 극복의 욕구도 있었지만 어려서부터 몸에 배었던 봉사활동에서 기인한다고 말한다.
“정치를 딱 한마디로 말하면 나는  ‘봉사’ 라고 정의하고 싶어요.”
서울의 강남권에서 유명 호텔을 경영했던 그의 어머니는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사람었다. 어머니는 주변의 가난한 이웃들에게 계절 마다 필요한 것들을 끊임 없이 도네이션 하시고 직접 연탄도 날라 주곤 했는데 그럴때 마다 막내인 종한을 꼭 동행했단다. 다른 특별한 말은 하지 않으셨다고 한다. 그걸 보면서 자연스럽게 봉사를 배운것 같다.
“지금 보다도 훨씬 젊었을 때, 봉사라고 하기도 민망하지만 성당에서 활동을 하면서  타운 안에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이웃들이 보이는 것 보다도 훨씬 많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게 됐습니다.”

정치를 하게 된 계기 중 가장 큰 하나가  주민들에게 현실적인 도움이 되는 봉사를 하고 싶었다는 것이다.
실제 처음에는 그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았던 성당의 원로들이며 전직 상록회장 등도 그와 그의 부인 김보라 변호사의 성심을 다한 봉사에 그를 다시 보았고 지금은 열렬 지지자가 되어있다.
그는 2000년대 팰팍으로 이사와 교육위원을 거친 재선 시의원이다.
그는 더 큰 봉사를 하기 위해 시장이 되려 한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종 폴김의원이 셀카로 찍은 선거운동의 모습.

“이런 말씀 드리기 민망하지만 어머니 덕에, 와이프 덕에,  또 운이 좋아 저는 재정적으로도 안정적입니다. 때문에 타운의 세금을 개인적인 용도로  이용하려 한다던가  끼리끼리 나눈 다거나 하는 그런 부분에서 자유롭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는 주민들 께서는 정말 안심하셔도 됩니다. ”
시의원으로서의 그의 활동은 봉사 활동으로 집약 된다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실제 그는 커뮤니티 내 각종 일에 사비를 털어내는 의원으로도 유명하다.

김의원은 그간 시의원으로서 가장 보람됐고 기억에 남는 일 중 하나가  2020년 코비드 팬데믹 초기, 사재기 등으로 음식이며 물품이 부족해 모두가 혼란스러웠을 때 특히 노인 아파트 거주자 및 타운내 소외계층 주민들에게 휴지, 세정제, 마스크, 음식 등을 제공 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한다.
백신 접종이 처음 시작 됐을 때 대부분의 노인 거주자들이 온라인 사각지대에 있어 예약을 하지 못해 난감해 할 때 자신과 몇몇 동료들이 노인 아파트 어른들 한 분 한분 접종 예약을 직접 해드렸단다.
“타운 정부에서 노인들이 접종 예약 할 수 있도록 써포트를 하지 않아 급한 마음에 직접 나서서 어르신들 아파트 문을 노크해가며 예약 여부를 확인하고 안했으면 해드리고 그랬지요.”
“그 분들이 예약 된 날짜에 접종을 무사히 마치는 것을 보면서 너무나 감사했고 정말 보람을 느꼈습니다.”
그때 타운의 다른 선출직 한 사람은 무섭다고 자기네 아버지가 사는 집에도 안 가보고 집 밖을 아예 나오지도 않았다면서 씩 웃는다.

그를 따라다니는 ‘기득권 이탈리안 토호의 하수인론’에 대해

그의 꿈은 팰팍을 미주 한류의 중심 타운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는 시장이 된다면 안전과 교육 등 알려진 네 가지 공약 사항에 중점을 두겠다고 하면서도 팰팍 중심가 브로드 애브뉴를 서울 강남 신사동의 가로수 길 처럼 멋지게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서울 강남의 소비지향, 물질 만능주의를 떠오르게 하는 같은 그런 길은 아니다.  미동부 최대 한인 타운의 중심 도로 양쪽으로 한국 전통의 맛과 멋이 살아 있는 가운데 각 민족별 공동체의 디양성을 만끽 할 수 있는 1마일 브로드 애비뉴를 구상한다.
이를 위해 free 와이파이 존, 더 많은 파킹랏, 전기차 충전소 설치 등도 충분히 고려 할 수 있는 사항들이다.

폴김에 대해 사람들이 염려하는 바, 기득권 이탈리안 토호의 하수인론에 대해 그는 단호하게 말한다. “제가 시장이 되면 안된다는 사람들의 이유, 저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어떻게 하는지 지켜봐주길 바랍니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복안이 있습니다. 진심은 통합니다.”
이 경우 민주당 기득권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큰 자산일 수 있다는 지론이다. 진심과 진실은 통하기 때문이다. 그에 의하면 민주당 기득권 세력들도 이제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단다.
세상 일이라는게 무조건 윽박지르고 단호하게 칼을 휘두를 수만은 없는 법이다. 그 부작용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그를 잘 만들어진 일류 쉐프의 리조또라고 생각하는지 아니면 어느 날 보온 밥통의 남은 밥에 크림소스를 얹어 비빈 엉터리 요리라고 생각하는지 판가름은 일단 오는 7일 결정나게 된다.
앞으로 실제로 캠페인 할 수 있는 시간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다. 선거 막바지라고 해서 특별한 계획이 있지는 않다. 그는 지금까지 그러했던 것 처럼 파란 티셔츠를 입고 운동화 끈을 바짝 묶고 한 분의 유권자라도 더 만나겠단다.  그들의 사소한 이야기 까지도 모두 듣고 악수하면서…
“오십 가까이 살아보니 인생에는 사소하고 단순한 것에 정말 중요한 것들이 있더라구요. 작은 악수, 환한 미소, 반가운 인사가 사람을, 그리고 세상을 변화하는 작은 원동력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어머니가 늘 강조하는 말이기도 하단다.
그에게 어머니는  정말 커다란 산 같은 사람이란다. 34년 생의 여장부 같은 분으로 아직도 정정하신데 한번도 봉사를 강요한 적 없으셨고 현장에 직접 데리고 다니면서 보고 체험하게 했던것이 지금도 종 폴김 에겐 소중한 가르침이 아닐 수 없다고.
또 그의 아내 김보라 변호사는 자신이 하는 일에 있어서 언제나 뒤에서 조용히 지지해준단다. 든든한 원군이다.

“제가 약속 한 것들을 행동으로 분명히 보여 줄 것입니다. 그간의 타운내 각종 민원들과 불만 원성등에 대해 모든 주민이 만족 할 수는 없어도 대다수의 주민들이 수긍할 만한 결과를 이끌어 낼 것입니다. 두고 봐 주십시오.”
인터뷰를 마치고 다시 유권자들을 향해 걸어가는 그의 뒷 모습이 유난히 힘차 보였다. 빗방울이 뿌리던 날씨가 환하게 개어 있었다.

뉴욕 안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