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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관련 사진.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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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불시착’ 현빈 기대하며 한국男과 사랑에 빠지려는 서양 여성들 –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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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에 묘사된 다정하고 로맨틱한 한국 남성 모습에 매료 한류가 실제 여성 관광객 증가에도 영향…실체에 실망하기도

‘사랑의 불시착’의 주인공 현빈, ‘도깨비’의 공유 등 톱스타 배우들이 연기한 한국 드라마 속 남자 캐릭터의 인기가 넷플릭스 등을 통해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CNN은 많은 서양인 여성들이 드라마에 묘사된 한국 남성의 다정하고 로맨틱한 모습들을 기대하며 한국 여행길에 오르고, 실망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인디애나대학교 블루밍턴캠퍼스에서 한국의 성별과 인종 정치학 전공 이민주 연구원은 높아진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도가 한국 관광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서울을 방문했다가 흥미로운 점을 발견했다. 한국을 여행하는 많은 젊은 서양인 여성들에게서 공통점을 찾았기 때문이다.

서양인 여성들은 분주하게 쇼핑을 즐기는 아시아인 여성들과 달리, 대부분의 낮 시간을 호텔이나 숙소 안에서 한국 드라마나 TV프로그램을 보고 해가 진 뒤에나 밖을 구경했다.

8개의 숙소를 방문해 123명의 여성을 인터뷰한 이 연구원은 이들에게서 ‘넷플릭스 효과’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사랑의 불시착’과 ‘도깨비’와 같은 한국의 인기 드라마 속 캐릭터에 묘사된 한국 남성의 모습에 매료된 이들이 사랑을 찾아 한국 여행길에 올랐다는 것이다.

성관계 위주의 데이트 문화를 강조하는 서양과 달리, 낭만적이고 인내심 강하며 단정하고 예의바른 한국 남성의 모습에 빠졌다고 이 연구원은 분석했다. 그러면서 인터뷰한 서양인 여성들은 한국 남성들이 교양 있고 낭만적이며, 다정한 성격을 가졌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들은 서양의 남성들은 자신의 외모 관리는 소홀히 하며, 편향된 생각을 가졌다고 불평했다고도 했다.

실제로 지난해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을 보고 한국에 여행을 왔다는 영국 출신 정원사 그레이스 손튼(25)은 드라마 속 한국 남성들은 길거리에서 여성들을 향해 ‘캣콜링’을 하지 않고 예의 바른 모습에 놀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남성들은 신사적이고 매력적이며, 로맨틱하다. 또 동화 속 왕자같고 존경스럽다”고 했다.

이어 “항상 술에 취해 맥주병을 들고 다니는 영국 남성들과 달리, 옷을 잘 입고 자신을 잘 단장하는 한국 남성의 모습이 멋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국 콘텐츠와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을 찾는 여성 관광객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05년 한국을 찾은 여성 관광객은 230만명으로, 남성 관광객 290만명보다 적었다. 하지만 2019년까지 남성 관광객은 670만명을 기록한 반면, 여성 관광객 수는 1000만명으로 크게 늘었다.

이 같은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은 한국 남성과 외국인 여성 커플을 주인공으로 하는 콘텐츠의 부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튜브에서 해시태그 ‘#국제커플’을 검색하면 약 2500개의 채널과 3만4000개 이상의 동영상이 나오며 관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튜버 권순홍 역시 호주 출신의 부인 니콜라 권과 국제 부부 채널을 운영하며 국제커플 콘텐츠의 원조로 인기를 끌고 있다.

◇ 드라마와는 조금 다른 실제 한국 남성의 모습에 ‘실망’한 서양 여성들

하지만 불행하게도 환상과 실제는 조금은 달랐다. K팝에 대한 관심으로 지난해 부산으로 온 모로코 출신 학생 미나(20)는 TV에서 본 한국 남성들은 잘생기고, 자신을 보호해주는 부유한 남성으로 보여 존경스러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밤거리에서 자신의 몸을 더듬고 가볍게 대하는 한국 남성들의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한국 남성들이 오히려 가벼운 관계에 더 개방적인 것 같다고 느꼈다고도 부연했다.

미나는 “한국 남성도 똑같은 남성이고, 사람들은 어디서나 다 비슷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한국 프로그램에 대한 흥미를 잃고, 더 이상 한국 남성들에 대한 환상을 가지지 않게 됐다.

미국 워싱턴 출신의 영어 교사 콴드라 무어(27)도 2017년 서울에 와서 데이트 어플과 나이트 클럽 등에서 여러 한국 남성을 만났다.

그는 “아프리카로 돌아가라”는 등 수많은 인종 차별적 발언을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많은 한국 남성들이 오직 성관계에만 관심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고도 지적했다.

무어는 한국 남성들이 외국인 여성을 대할 때 한국 여성들보다 더 가볍게 대하는 면이 있다고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연구원은 여성들이 한국 남성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고 내다봤다. 이들이 외국인 여성이기에 더 한정된 범위 내에서 경험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여기며, 인연을 찾기 위해 다음을 기약하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이유진 기자 real@news1.kr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