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구축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그러나 이를 위한 구체적인 ‘액션플랜’은 제시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은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일본을 “세계시민의 자유를 위협하는 도전에 맞서 함께 힘을 합쳐 나가야 하는 이웃”이라고 부르며 “한일관계가 보편적 가치를 기반으로 양국의 미래와 시대적 사명을 향해 나아갈 때 과거사 문제도 제대로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지난 1998년 10월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가 채택한 ’21세기의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 이른바 ‘김대중-오부치 선언’ 계승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한일 간 최대 갈등 현안인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등 양국 간 과거사 해법에 대해선 ‘구체적인’ 메시지를 내놓지 않아 이런저런 뒷말이 나오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등에 대한 배상문제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 체결 당시 우리 정부에 제공한 총 5억달러 상당의 유무상 경제협력을 통해 “이미 해결됐다”며 우리 법원의 배상 판결이 “국제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해왔다.
이 때문에 미쓰비시중공업·일본제철 등 기업들도 피해자 측과의 배상 협의에 응하지 않았던 상황이다.
독립유공자 후손 단체 ‘광복회’는”일본이 잘못을 인정할 때 비로소 우리와 미래의 공존·상생을 협의할 수 있다는 것을 인지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장호권 광복회장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77주년 광복절 기념식에 참석, 기념사를 통해 “이제 새로운 정부(윤석열 정부)에선 일본과의 공존·공생을 위해 모든 역량을 쏟아야 할 때”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는 15일 윤석열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 대해 “어떻게 일본과의 관계개선에 대한 얘기만 하고, 해결되지 않은 역사문제와 위안부 문제에 대한 말씀은 한 마디도 없느냐”며 불만을 표시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5일 제2차 세계대전 패전일 77주년을 맞아 ‘전국전몰자 추도식’ 추도사에서 침략 국가나 전쟁에 대한 반성은 별도로 언급하지 않으며,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기조를 답습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일본 마이니치신문 보도 등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추도사에서 “(일본은) 역사의 교훈을 깊이 새겨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힘써왔다”며 2019년 아베 전 총리 이후 3년 만에 2차 세계대전의 의미를 강조했다. 침략과 전쟁과 관련한 반성과 사과의 메시지는 없었다.
과거 총리들은 패전일에 반성의 뜻을 담은 메시지를 내놨지만, 2012년 12월 아베 신조의 재집권 이후 이런 언급은 끊겨 왔다.
기시다 총리는 우리나라의 광복절이자 일본의 종전 기념일(제2차 세계대전 패전일)인 이날 오전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봉납했다.
이에 우리정부는 유감을 표명했다.
외교부는 15일 대변인 명의 논평을 통해 “정부는 일본의 과거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쟁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에 일본 정부와 의회의 책임 있는 지도자들이 또다시 공물료를 봉납하거나 참배를 되풀이한 데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