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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렉 애벗 텍사스 주지사가 보낸 ‘이민자 버스’가 지난 31일 시카고 유니온 스테이션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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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출발 ‘이민자 버스’ 시카고에도 도착

애벗 텍사스 주지사 ‘이민자 밀어내기’ 워싱턴DC·뉴욕 이어 세 번째

그렉 애벗(Greg Abbott) 텍사스 주지사가 보낸 ‘이민자 버스’가 지난 31일 시카고에 도착했다. 바이든 행정부 이민 정책에 반발해온 애벗 주지사는 지난 4월부터 텍사스 이민자들을 버스에 태워 민주당 강세 도시로 보내고 있다. 워싱턴DC와 뉴욕에 이어 세번째 도시로 시카고를 선택했다.

WGN9, abc7 등 지역언론에 따르면, 지난 31일 오후 7시 30분께 텍사스에서 온 이민자들을 태운 두 대의 버스가 시카고 유니언 스테이션에 도착했다. 버스에는 어린이 20~30명을 포함해 서류 미비 이민자 약 80~100명이 타고 있으며, 많은 이민자들이 베네수엘라 출신으로 알려졌다.

애벗 주지사는 이와 관련, 시카고가 이민자들을 위한 ‘성소도시’를 표방한 점을 들어 “시카고가 이제 (이들 이민자들이 탄 버스의) 하차 장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벗은 앞서 지난 4월 워싱턴 DC에 이른바 ‘이민자 버스’를 보내기 시작해 이를 지난 8월 초 뉴욕시에도 보냈다. 애벗 주지사실의 지난달 26일 성명에 따르면, 워싱턴DC에 7,400명 이상을, 뉴욕에 1,500명 이상을 보냈다. 시카고를 포함해 모두 민주당 시장이 있는 곳이다.

애벗은 “이민자를 내보냄으로써 (이민자에 압도당한) 텍사스 국경 지역 사회에 절실히 필요한 구호를 제공할 수 있다”며 시카고를 세 번째 하차 장소로 선택한 것에 대해서는 “이민자를 환영한다는 시의 조례’를 꼽았다.

그는 성명에서 “라이트풋 시장은 시카고가 법적 지위에 관계없이 모두를 환영한다고 선전하는 것을 좋아한다”며 “이민자들을 받아 그 말이 행동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라이트풋은 즉각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성명에서 “불행히도 텍사스 주지사 애벗은 수치심이나 인간미가 전혀 없다”며 “그러나 그가 이러한 인종 차별적 퇴행적인 관행을 집행한 이후 우리는 커뮤니티 파트너와 협력해 이들 이민자를 수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카고는 이민자를 환영하는 도시로서 여러 부서 기관과 협력해 그들을 존엄과 존중으로 맞이할 것”이라며 “수천 명의 새 이민자들을 위한 안식처인 시카고에게 이는 매우 중요한 순간이고, 우리는 우리의 도움이 가장 필요한 사람들에게 등을 돌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에릭 아담스 뉴욕시 민주당 시장도 지난달 7일 이민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애벗 주지사가 하는 일을 생각하면 끔찍하다”고 애벗을 비난했다. 뮤리엘 바우저(Muriel Bowser) 워싱턴DC 시장은 이민자 버스를 “정치적 동기가 부여된 곡예”라고 불렀다.

이러한 애벗의 행동은 국가 정책을 위태롭게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은 “애벗의 일방적인 행동은 이민정책 해결을 위한 연방 이민 정책 시스템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수천 명의 이민자를 받아들이면서 워싱턴DC와 뉴욕 등에서는 지원 자원이 고갈돼 연방 정부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수 천명 이민자들을 돕기 위한 방위군 지원도 그 중 하나지만,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바우저 시장은 “날마다 도착하는 이민자들로 우리나라 수도의 인도적 위기가 장기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방위군 배치를 지난 4일과 11일 두 차례 요구했지만, 모두 거부된 것으로 알려졌다.

바우저 시장은 지난 22일자 트윗에서 “우리나라의 이민 문제는 도시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며 “계속되는 인도주의적 위기를 관리할 수 있는 최선의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연방 파트너, 지역 NGO와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뉴스1) 박영주 통신원 yjpak1@gmail.com